양준화 전북의제21 사무국장

그야말로 푹푹 찐다는 말이 어울리는 올 해 날씨다.

오죽하면 아침 8시 출근길에도 데워진 공기를 피해 에어컨을 켜고 창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다.

부쩍이나 부담스러운 기름값을 감안하더라도 창문을 연다는 건 여간 고역이 아니다.

자동차는 자동차대로, 주택이며 사무실들은 건물대로 꼭꼭 걸어 잠그고 내부를 식히기 위해 밖으로 열기를 내 뿜는다.

그 뿜어대는 열기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나부터 걸어 잠그고 열기를 뿜어낸다.

그러니 냉방기를 사용하지 않고 여름을 난다는 건 더 고역이 된다.

폭염은 우리나라 우리지역의 문제만이 아니다.

1880년 기상관측 이래로 가장 지구표면이 뜨거운 한해를 보내는 한 복판에 있으니 당연한 일일 것이다.

지구반대편의 미국과 유럽은 40도까지 오르고, 러시아에서는 생소한 35도 안팎의 무더위에 더위를 피해 물놀이를 하다 익사한 사람만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구 표면온도 16.2도 가마솥 

올해 6월 육지와 바다를 종합한 지구 표면의 평균온도는 16.2도로 역사상 가장 높은 수치다.

이로써 지구 표면 평균온도는 4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육지 표면 온도만 놓고 보면 최근 131년간 사상 최고치로, 20세기 평균보다 1.07도 높고 이전 최고기록(2005년)보다는 0.12도 높았다.

이 쯤 되면 가히 가마솥 지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글로벌한 워밍(지구온난화)의 원인은 60만 년 이래 최고농도로 공기 중에 쌓인 이산화탄소같은 온실가스가 원인이다.

태양열로 데워진 에너지가 우주공간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쌓여 한여름의 온실처럼 더워지는 것이다.

UN의 발표에 의하면 이대로 가다가는 21세기 말 기온이 현재보다 6도나 더 높아진다고 하니 100년 전보다 1도가 올라 난리통 속이 된 지구인으로서는 상상하기조차 싫은 미래 초록별의 운명이다.

 지구온난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CO₂등 온실가스의 배출 감축이 필수적이고, 그래서 각국은 수 년 전부터 이에 대비하고 있다.

2050년까지 1990년 대비 50~80% 감축하는 데 대부분의 선진국들(미, 영, 일)이 합의해가고 있고. 민간단체들은 2050년까지 80%를 감축해야만 지구생태계와 인류의 미래가 건강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대안으로 자발적으로 에너지를 덜 쓰는 녹색생활을 하자고 한다.

나의 꼼지락거림으로 지구를 살린다니, 습관을 바꿔 세상의 기후를 바꾼다니 가당키나 한 일일까? 어떻게든 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고, 그 고리를 나부터 끊겠다고 나서는 일은 왠지 유난떠는 것 같아 보이고 쪼잔해 보이기까지 한다.

또 한편에서는 경제위기며 국가 간 경쟁의 전쟁판에 한가한 북극곰타령이냐는 핀잔도 들려온다.

옛말에 솔개를 만난 꿩이 머리를 처박고 있다가 잡혀먹는다는 말이 있다.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고 애써 외면하다가 큰일을 당하는 어리석음을 비꼬는 말이다.

꿩은 걸어서는 날아서든 솔개에게서 벗어나야 한다.

인류는 지구의 오존층 구멍을 메운 경험이 있다.

남극에 커다란 오존구멍이 발견되었을 때 1998년 몬트리올의정서를 통해 프레온가스 같은 오존층파괴물질의 배출을 그야말로 획기적으로 줄인 것이다.

그 결과로 현재 지구오존층은 안정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공동의 약속과 실천으로 지구의 위기를 극복한 것이다.

문제는 생활습관의 변화이고 답은 실천이다.

   지구살리기 유난 좀 떨자

가까운 거리를 움직일 때는 오히려 빠르고 편한 자전거타기, 운전노동에서 벗어나는 대중교통 출퇴근. 화학처리 된 일회용컵을 쓰지 않고 개인컵 쓰기, 농약방부처리 되지 않은 지역농산물애용하기, 편리한 멀티탭이용과 전기료 아끼는 플러그 뽑기, 내복을 입고 여름엔 반소매에 노타이차림의 쿨맵시 등 할 수 있는 실천 꺼리는 많고 실제로 지구를 식힐 수 있는 일이다.

지구를 살리고 다음세대를 살리는 일이라면 윤리적인 유난 좀 떨어본들 어떠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