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학년 국어시간. 교사의 질문이 떨어지면 학생들은 모둠별로 상의에 보드에 답을 적는다.

	▲교정에 나온 이서초 교사들.

혁신학교 우리가 먼저 시작했어요

이서초는 도교육청이 혁신학교를 준비하기 전부터 학교혁신을 시작하고 있었다. 이미 교실혁명의 시작종을 울렸던 것이다. 그 중심에는 남용식 교장이 있었다. 도교육청에 근무했던 그는 이 학교로 부임하자마자 팔을 걷어부쳤다. 교직인생 마지막을 걸겠다는 각오였다. 그리고 학교 변화를 모색했다. 먼저 교육혁신과 관련된 서적을 섭렵했다. 중요한 책은 몇 번을 읽고 또 읽었다. 현재는 어떤 내용이 몇 쪽 쯤에 나오는지 알 정도다. 혁신학교의 선구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교육다운 교육을 주고 싶었습니다. 먼저 몇몇 선생님들에게 책을 권했습니다. 느낌을 물었죠. 다들 뭉클하다며 좋다고 하더군요. 모든 선생님들에게 바로 구입해서 읽어보도록 했습니다.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뿌리를 내리자고 다짐했습니다.”

교사들은 서로가 꿈꾸는 교육공동체를 이뤄보자고 의기투합했다. 그리고 각자의 뜻을 모았다. 학교장은 “남들보다 서투르면 어때? 세상에 서투르지 않은 사람이 정말 있을까? 교단에 첫 발을 내디딜 때처럼 함께 가자”고 했다. 교사들은 “진즉에 했어야 할 일을 이제 시작했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더니…. 미루고 미루다 시작했지만 오직 사랑으로 채워보자!”였다. 학부모도 의지를 비쳤다. “비바람을 맞고 추위를 견디고 오랜 시간을 견디며, 꽃은 핀다. 흔들림 없이 피는 꽃은 없다. 얘들아 틀려도 괜찮아!”고 힘주었다.

	▲ 학교옆 빙등제 연못서 학생과 교사가 체험학습을 하고 있다.

고유의 틀을 마련하다

교사와 학부모, 교장이 하나가 된 이서초는 새로운 출발을 위한 그들만의 틀을 짰다. 우선 소통과 협력이다. 구성원간의 소통부재를 바꾸기 위해 ‘아침을 여는 행복시간 갖기’, ‘학생인권교육’, ‘심리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형식적인 어린이회를 개선하기 위해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조성하고 ‘다모임’과 ‘모의재판’, 그리고 ‘자녀와 함께 하는 비전캠프’를 시행하기로 했다.

또 수업만 있고 배움이 없는 교실 대신 기대감이 가득한 자기주도적 수업을 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수업기술 익히기’, ‘좋은 수업연구 발표’, ‘교사동아리활동’ 등을 통해 좋은 수업만들기에 박차를 가했다. 여기에 시험점수 높이기를 넘어 협동학습과 개별학습을 모색했다. ‘맞춤형 개별학습’과 ‘부진아 담임책임제’로 학력을 높이고, 배움에 몰입하는 수업으로 기초학습력을 다지며, 학력관리제를 운영하는 등 학습 매니지먼트를 실시하기로 했다.

	▲ 아이들이 빙등제서 잡은 우렁

여기에 주변환경을 활용하지 못하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특성화된 친환경체험학습을 개척했다. 곰솔계절학교와 주말유적답사를 가동하고, 숲속학교, 텃밭가꾸기, 우리고장 연못 체험활동 등 생태체험 등 로드맵도 새로 내놨다.

아울러 수직적이고 경직된 교육시스템을 개선, 민주적인 업무시스템을 정착시켜가고 있다. 전달중심의 교무회의를 토론의 장으로 만들고, 업무분장을 개선하며, 불필요한 잡무를 줄여나가고 있다. 교수?학습 중심의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먼저 시작한 덕일까. 이제 어느 정도 정착단계에 있는 이서초의 남교장은 공을 교사들에게 돌린다. “선생님들의 뜻이 한결같았습니다. 혁신학교의 진정성과 가치를 교실에서 실현하고 보편화시켜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 뜻이 계속되는 한 우리 교육은 아름다울 것입니다.”

/박규만 기자 pkm@sjbnews.com

	▲ 완주 이서초 학부모들이 혁신학교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

학부모 인터뷰 “주입식 없어지고 스스로 해결하도록 해요”

반석윤 교감은 수업혁신에 따라 교사들이 업무량이 많아졌다고 한다. 수업방식을 ‘확’ 바꾸다 보니 교재연구 시간이 필요해서다. 하지만 무엇보다 학부모의 참여가 절대적이라고 강조한다. 학부모의 자연스런 참여를 위해 단합대회를 갖고 섬진강 체험도 함께 했다. 비교적 적극적인 4명의 학부모들로부터 혁신학교에 대한 체감지수를 물었다.

△ 교장의 열정이 많은 것 같다

작년부터 많은 대화를 나눴다. 40년 동안 지켜온 덕목을 높이 사고 싶다. 교장은 ‘얼, 꿈, 땀’을 소중히 한다. 얼은 자신의 캐릭터를 갖는 ‘된사람’, 꿈은 꿈을 키우는 ‘든사람’, 땀은 인성을 강조하는 ‘난사람’으로 구분한다. 학생 각자의 개성에 맞게 키우려고 한다. 매우 고무적이다.

△ 수업에 변화가 있는가

공개 수업에 몇 차례 참여했다. 질적으로 변화했다. 주입식 교육이 없어졌다. 스스로 생각하게 스스로 해결하도록 유도한다. 특히 학생들의 장단점을 세밀하게 파악하고 있다. 사랑이 학생들에게 미치고 있는 것 같다.

△ 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은

예전에는 선생님이 무서웠다고 한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친근해지고 있다. 거리감도 없어졌다. 덩달아 아이들도 바뀌었다. 학원에 가기를 꺼려한다. 학교가 더 잘 가르친다고 한다. 아파도 학교에 가려고 한다. 의욕도 높아지고 실력도 좋아지고 있다.

△ 학교 참여는 어떻게 하나

매주 학교에서 선생님들과 건강체조를 한다. 자연스럽게 융화되고 상담도 한다. 또 방과후활동 모니터링도 한다. 학교에서 숲을 가꾸자는 움직임에 보조를 맞춘다. 지난 달에는 운동장에 철쭉, 해바라기, 코스모스 등도 함께 심었다. 교육방향이 좋으니 자연스럽게 동참하게 된다.

△ 아쉬운 게 없나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운동하면 땀을 많이 흘린다. 씻기 마땅치 않다. 또 비가 올 때 등 가끔 실내에서 운동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체육관이 없다. 학교에 요청했더니 설계에 들어간 것 같다. 누구보다 아이들이 기대에 부풀어 있다.

/박규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