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의제21, 전북발전연구원, 전북환경운동연합등 주최로 28일 전북도청 3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농민이 주도하는 에너지자립마을 만들기 국 제심포지엄 관계자들이 관련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이원철 기자

전국 첫 에너지 자립마을인 부안 등용마을이 바이오디젤 생산을 중단했다. 완주 덕암마을은 바이오가스 플랜트 도입을 포기했다. 정부는 주민들이 원하는 바이오디젤을 불법 연료라며 막아섰고, 주민들은 정부가 권장한 바이오가스는 싫다며 걷어찬 결과다.<관련기사 12면> 이같은 문제는 28일 전북도청에서 개막한 ‘농민이 주도하는 에너지 자립마을 만들기 국제 심포지엄’을 통해서 제기됐다. 전북의제21과 전북환경운동연합, 에너지시민연대와 전국기후변화네트워크 등 공동 주최로 29일까지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게 된다.

발제자인 이현민 부안시민발전소장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등용마을의 바이오디젤 생산도 전면 중단됐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정부 지원으로 2007년부터 바이오디젤용 유채꽃을 심어왔다. 꽃이 피면 축제를 열고 수확물은 바이오디젤로 만들어 농기계 연료로 사용해왔다. 하지만 정부 지원은 3년 만에 중단됐다. 덩달아 바이오디젤 생산도, 유채꽃 축제도 막을 내렸다.

특히 바이오디젤을 유사 석유로 규정해 주민들 스스로 생산할 수도 없게 됐다. 게다가 태양광조차 3년 만에 경제성이 없다며 일방적으로 발전차액 지원을 중단했다. 모두 20여 가구가 모여사는 등용마을은 주 에너지원이 태양광과 태양열이다.

이 소장은 “농민들 스스로 친환경 대체 에너지를 사용하겠다는데 정부가 나서 도와주진 못할망정 쪽박마저 깨트린 꼴이다”며 “석유와 원자력의 달콤함에 빠져 파국으로 치달을지, 아니면 에너지 정책을 바꿔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 것인지 선택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주민들이 정부 권장사업을 외면하는 사례도 꼬리 물었다.

완주 덕암마을은 2010년 에너지 자립마을로 선정돼 3년간 약 150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당초 사업안은 가축분뇨를 활용한 바이오가스를 중심으로 태양광과 풍력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토록 계획됐었다. 하지만 현재 바이오가스 플랜트 도입안은 사라졌다.

마을과 가까우면 악취에 시달리고 멀 경우 관리비가 늘어 수익성이 낮은 탓이다. 가축분뇨나 음식폐기물이 적으면 다른 지역에서 들여와야한다는 것도 골칫거리다. 때문에 함께 선정된 충남 공주 월암마을은 주민 반발로 무산, 광주 승촌마을은 사업 포기서를 제출한 상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연중 박사는 “사전 조사를 면밀히 하지않은 채 서둘러 사업 대상지를 선정한데다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할 지원책도 충분치 못했던 결과”라며 “지역 실정에 알맞은 청정 에너지 보급 정책부터 점검하는 게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