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유채꽃에서 나오는 바이오디젤을 유사석유로 규정했다. 주민들은 자급자족해 농기계 연료로 활용했던 친환경자재가 불법연료로 낙인찍히자 생산을 중단했다.

이 마을의 태양광 시설도 마찬가지 신세가 됐다. 태양광을 장려하며 발전 전기를 구매하는 등 지원해 온 정부가 3년 만에 경제성이 없다며 일방적으로 지원을 중단해버린 것이다.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주민들이 정부 권장사업을 외면하고 있다.

2010년 에너지 자립마을로 선정된 완주 덕암마을은 3년간 150억원을 지원받을 예정이었다. 정부는 덕암마을이 가축분뇨를 활용한 바이오가스를 중심으로 태양광과 풍력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토록 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바이오가스 플랜트 도입안은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마을과 가까우면 악취에 시달리게 되고 멀 경우 관리비가 늘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자체 분석이 나왔다. 가축분뇨나 음식물쓰레기가 부족하면 다른 지역에서 들여와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었다.

충남 공주 월암마을과 광주 승촌마을 역시 사업을 포기했다. 이현민 소장은 “농민들 스스로 친환경 대체에너지를 사용하겠다는데 정부가 나서서 도와주진 못할망정 훼방을 놓고 있는 격”이라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연중 박사는 “사전 조사를 면밀히 하지 않은 채 서둘러 사업 대상지를 선정한 데다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할 지원책도 충분치 못했던 결과”라며 “힘들게 시작한 자립마을들이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역 실정에 알맞은 청정에너지 보급 정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