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자립마을의 성패는 주민참여, 그러려면 정부나 지자체의 정책부터 지역 실정에 알맞게 재 검토돼야한다고 지적됐다.

△관건은 주민 참여= “주민들 스스로 힘을모아 노력했더니 이젠 투잡(two job)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28일 에너지 자립마을 만들기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한 오스트리아 무레크 재생가능에너지협동조합 칼 토터 운영이사의 성공담이다.

무레크는 1,700여 명이 사는 작은 마을이지만, 세계 첫 에너지 자립마을 성공기로 꼽혀왔다. 주민들은 마을에 필요한 전체 에너지 170%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해 쓰고남은 것은 판매하고 있다. 유채꽃과 폐식용유론 바이오디젤, 폐목재는 열병합발전, 가축분뇨론 전력을 만든다.

토터씨는 그 원동력을 주민들이 만든 협동조합이라고 소개했다. “조합을 통해 모든 시설을 운영하면서 주민을 직원으로 채용하고 수익은 마을에 재투자한다”는 설명이다. 그 결과 “주민들은 농작물을 생산하면서 에너지도 파는 기분좋은 투잡을 하게됐다”고 밝혔다.

일본 도쿄 인근 오가와에서 온 구와바라씨도 마찬가지다. 농부인 그는 오가와마찌 풍토활용센터란 법인체를 설립해 음식물 쓰레기를 활용한 바이오가스 플랜트도 운영하고 있다. 전체 설립비 10억원 중 절반은 3만여명의 주민들이 모금했다. 결국 마을에서 쏟아진 음식물 찌꺼기는 전기와 냉난방용 열, 친환경 액비로 바뀌어 재공급된다.

△정책은 상향식으로= “지금처럼 정부나 지자체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세워 추진한다면 곤란하다.” 전북발전연구원 장남정 박사는 에너지 자립마을은 정부나 지자체의 의지만으론 성공하기 힘들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하향식 정책은 지역 실정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주민들이 원하는 바이오디젤을 불법 연료로 규제하고, 주민들은 정부가 권장하는 바이오가스를 외면하는 일이 반복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장 박사는 “정책은 지역 실정에 알맞게 수립돼야한다. 그러려면 정책을 추진하기에 앞서 주민들의 원하는 게 뭐고 그 지역에 적합한 에너지원은 무엇인지부터 조사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에너지 총소비량은 약 2억4,000만톤(석유환산톤) 규모로 이중 신재생에너지 사용량은 2.4%(580만톤), 농업부문은 430만톤 가운데 0.05%(2,400톤)에 그쳤다. 하지만 국내 신재생에너지 공급 잠재량이 약 9,600만톤에 달해 이중 5% 활용해도 농업부문은 완전 대체가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